봄이 왔다, 본질로 돌아갈 시간 - 제품디자인 스튜디오 훈스튜디오의 4월 편지

 




4월의 첫날 아침, 창밖으로 햇빛이 조금 다르게 내려앉는다. 겨울 내내 낮게 깔려 있던 빛이 이제 높고 선명해진다. 식물들은 눈치 빠르게 알고 있었다는 듯 며칠 새 새순을 밀어 올린다. 봄은 천천히 오지 않는다. 어느 순간 이미 와 있다.

훈스튜디오도 그렇게 4월을 맞는다. 1월의 계획들, 2월의 준비들, 3월의 조율들이 이제 실물이 되어야 하는 계절이다. 생각이 손에 잡히는 것으로 바뀌어야 하는 시간. 그래서 우리는 다시 한번 스스로에게 묻는다. 무엇이 가장 중요한가.


I. 디자인이란 무엇인가

우리는 제품을 디자인한다. 그런데 제품을 디자인한다는 것은 정확히 무슨 의미일까. 예쁘게 만드는 것인가. 유행을 따르는 것인가. 경쟁사보다 한 발 앞서는 것인가. 훈스튜디오는 이 질문에 오래 머문 스튜디오다. 그리고 우리가 도달한 대답은 언제나 같은 곳을 향한다.

디자인은 물건의 겉모습이 아니라, 그 물건이 세상에 존재하는 이유를 형태로 번역하는 일이다.

제품 하나가 세상에 나오기까지 수많은 결정들이 쌓인다. 재료의 선택, 비례의 조율, 손에 쥐었을 때의 무게감, 소리, 질감, 냄새. 이 모든 것이 하나의 경험으로 수렴되어야 한다. 그리고 그 경험은 반드시 이유가 있어야 한다. 이 제품은 왜 이 형태인가. 이 소재는 왜 이 두께인가. 이 색은 왜 이 온도인가. 디자인의 모든 결정은 근거를 가져야 하고, 그 근거는 결국 제품의 본질로 귀결되어야 한다.


II. 본질에 집중한다는 것

본질에 집중한다는 말은 단순함을 추구한다는 말과 다르다. 훈스튜디오는 미니멀리즘을 신조로 삼지 않는다. 어떤 제품은 복잡한 것이 옳다. 어떤 제품은 풍부한 것이 옳다. 우리가 집중하는 것은 '덜어냄'이 아니라 '적절함'이다. 제품이 해야 할 일을 가장 잘 하도록 만드는 것. 그 외의 것은 제거하되, 그 외의 것이 필요하다면 기꺼이 더한다.

봄이 아름다운 이유는 단순해서가 아니다. 벚꽃은 단순하지 않다. 수천 개의 꽃잎이 저마다 다른 각도로 펼쳐져 있다. 그러나 그 모든 복잡함이 하나의 방향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아름답다. 제품도 마찬가지다. 요소가 많아도 괜찮다. 그 요소들이 하나의 경험을 향해 정렬되어 있다면.

우리가 두려워하는 것은 복잡함이 아니라, 방향 없는 복잡함이다.

그래서 훈스튜디오는 프로젝트를 시작할 때 언제나 같은 질문으로 돌아온다. 이 제품은 누구를 위한 것인가. 이 제품이 없었다면 그 사람의 하루는 어떻게 달랐을 것인가. 이 제품이 있음으로써 무엇이 나아지는가. 이 세 가지 질문에 명확한 대답이 없다면, 아무리 아름다운 형태도 공허하다.


III. 4월, 실물이 되는 계절

4월은 훈스튜디오에게 특별한 계절이다. 봄이 오면 클라이언트들의 전화가 많아진다. 새 회계연도, 새 프로젝트, 새 제품. 세상이 다시 움직이기 시작하는 소리가 들린다. 그 소리 속에서 우리는 들뜨지 않으려 한다. 많은 요청 속에서도 우리가 잘 할 수 있는 것, 진심으로 할 수 있는 것을 가려내야 한다. 좋은 디자인은 좋은 집중에서 나오기 때문이다.

올해 4월, 훈스튜디오는 몇 가지 약속을 새긴다. 하나, 빠름보다 옳음을 택한다. 일정의 압박이 있어도 본질을 흐리는 결정은 하지 않는다. 둘, 트렌드를 참고하되 트렌드에 의존하지 않는다. 유행은 지나가지만 제품은 남는다. 셋, 클라이언트의 요청보다 클라이언트의 사용자를 먼저 생각한다. 의뢰인을 만족시키는 것과 진짜 좋은 제품을 만드는 것은 다를 수 있고, 그 간극을 솔직하게 이야기하는 것이 우리의 역할이다.


IV. 오래 남는 것들에 대하여

훈스튜디오는 오래된 제품들을 좋아한다. 수십 년이 지나도 여전히 쓰이는 주방 도구들, 단종된 후에도 찾는 사람이 끊이지 않는 문구류들, 세대를 건너 손에서 손으로 넘어가는 가구들. 이것들을 보면 공통점이 있다. 시대의 언어로 만들어졌지만 시대를 초월한다. 그리고 그 이유는 대부분 같다. 본질에 충실했기 때문이다.

우리는 트렌드를 만드는 스튜디오이고 싶지 않다. 우리는 10년 후에도 꺼내 쓰고 싶은 제품을 만드는 스튜디오이고 싶다. 그것이 가능하려면 지금 유행하는 것을 쫓는 대신, 이 제품이 왜 존재해야 하는지를 끊임없이 물어야 한다. 그 질문이 성가시고 느린 것처럼 보여도, 결국 그 질문이 시간을 이기는 제품을 만든다.


훈스튜디오는 오늘도 그 질문 앞에 선다. 이 제품은 무엇을 위해 존재하는가.

4월의 햇빛 아래, 우리는 다시 시작한다. 새 프로젝트의 첫 선을 긋고, 새 재료를 손에 쥐어보고, 새 사용자를 상상한다. 설레는 마음과 신중한 마음을 동시에 품고. 봄은 언제나 새로운 것을 허락하지만, 뿌리가 깊은 것만이 무성해진다는 것을 우리는 알고 있다.

올해의 봄도, 훈스튜디오는 뿌리부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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